잡동사니

[coffee] 탄자니아 커피 로스팅

꿈꾸는작은별 2025. 1. 30. 21:10

오늘은 통돌이 로스터로 탄자니아 AA를 볶아보았습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밸런스가 좋고,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 로스팅 목표는 미디엄 로스팅으로, 요즘 유행하는 방식이죠.

 

커피콩을 볶다 보면 팝콘처럼 톡톡 튀는 소리가 나는데, 이를 1차 팝(pop)이라고 합니다. 1차 팝이 끝난 직후 배출하면 시나몬 로스팅, 이후부터는 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등으로 구분됩니다. 여전히 풀시티 이상으로 볶는 커피숍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디엄이나 하이 정도의 로스팅을 선호합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킬리만자로 커피’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탄자니아 북부에 위치한 킬리만자로 산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참고로, 가왕 조용필 씨가 탄자니아로부터 훈장을 받은 이유도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곡을 불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킬리만자로에는 표범이 살까요?

 

킬리만자로 산


약 210도로 예열된 통돌이에 원두를 넣고,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가동했습니다. 원두가 들어가자 온도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약 3분 정도 걸립니다. 불의 세기를 살짝 올려 원두의 습기를 제거하며 서서히 익혀 나갑니다. 이때 원두는 아직 연한 노란빛을 띠고 있습니다.

 

습기가 모두 날아가면 온도가 다시 상승하며 꽤 높은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이때 불을 다시 약하게 조절하는데, 시간이 약 6~7분 정도가 됩니다. 고소한 콩 볶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톡톡’ 하더니, 원두들이 연속적으로 튀어 오릅니다. 바로 1차 팝(pop)이 시작된 순간입니다. 이때 시간이 약 8~9분 정도입니다. 이제부터는 원두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야 합니다.

 

원두의 상태는 주로 색과 냄새로 판단합니다. 드디어 원하는 색이 나왔습니다. 시간은 약 12분. 이제 로스팅을 마무리할 때입니다.

 

로스팅된 탄자니아 커피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를 채반에 꺼내 놓습니다. 먼저 채프를 제거한 뒤, 원두 하나를 깨물어 맛을 봅니다. 아, 원하는 정도로 적당히 잘 익었네요. 색도 고르게 나왔습니다. 고소함과 단맛이 균형 있게 느껴집니다.

 

이제 갓 로스팅한 원두를 갈아서 드립으로 한 잔 내려봅니다.

 

갓 볶은 원두로 드립한 커피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금색 잔에 커피를 내렸습니다. 아주 맑게 잘 내려졌네요. 크레마가 얇게 커피 위에 깔렸고, 훅 불어보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생깁니다. 너무 사랑스러운 모습입니다.

 

커피 맛은…! 😭 단맛이 딱 제가 좋아하는 정도로 잘 발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신맛은?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그래도 한 잔의 정갈한 차를 마시는 듯 깔끔한 맛이 인상적입니다.

 

바디감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그 대신 더없이 깨끗한 느낌. 마치 카푼도(Cafundó) 커피를 마시는 기분입니다.